나이들면 자존심도 없나요???
OOO어르신은 일찍 남편과 사별하고 3남매를 혼자 키우시느라고
무척 힘들게 살아오셨다고 합니다.
시장에서 리어카를 끌고 노점은 물론,
회장품을 보따리에 싸 들고 이집저집 다니며 판매도 하셨고...
지금처럼 자가용이 있던 시절이 아니어서...
아이를 업고 물건은 이고 다니기를 10여년쯤 하셨다고 합니다.
농담으로 도둑질 빼고는 다 해 보셨을 정도라고 하십니다.
어르신을 뵙고 이야기를 듣다 보면
1950~60년대의 흑백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어느 날 OOO어르신 댁을 방문하였는데...
매우 속상하고 화가 나 계셨습니다.
왜? 그러시는지?
여쭈니 "늙으면 자존심도 없고...
나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줄 아나보다!"
하시며 이유를 토로 하십니다.
오늘 OO은행에 돈을 쓸 곳이 있어서 출금을 하는데
출금 의뢰서를 작성하는데...
내가 혼자 충분히 작성할 수 있다고 하는데도...
청원경찰이 한 손에 지팡이를 짚고 작성하기 힘들다며
굳이 도와 주더라는 겁니다.
쓴웃음을 지으며 고맙다고는 했지만...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으셨답니다.
그리고 또 한 사건이 있었답니다.
OO은행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게 되었는데
지팡이를 짚고 신호가 바뀌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학생인 듯한 청년이 나를 안쓰러운 듯 계속 쳐다보고 있더니...
초록 신호가 바뀌자마자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횡단보도를 다 건널 때까지 부축을 해 주더라는 겁니다.
기분이 나빠서 그 청년이 조심해서 잘 가시라고...
한 말도 못 들은 척하고 서둘러 집으로 오셨다고 합니다.
내가 지팡이 짚고 걸음도 넘어질 듯 걸으니까
나를 바보 취급하는 것 같아서...
나를 무시하는 것 겉은 태도에 화가 난다...
표현하시며 언성을 높이셨습니다.
어르신을 잘 위로해 드리고 격려해 드리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볼 때 우리는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선의의 마음으로 하겠지만...
장애인도, 어린아이들도,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도...
자존심은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지팡이를 짚고 걸음이 조금 불편해도...
혼자 횡단보도를 충분히 건너실 수 있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장애인들도...
분명히 혼자 다닐 수 있으니까 다니는 겁니다.
본인 스르로 할 수 있는 활동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주어야 합니다.
다만 조금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상대방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한마디 건네보시면 어떨까요?
"제가 조금 도와드려도 될까요?"